트립어드바이저에서 그 당시('13년) 6위를 차지하던 발리 우붓 숙소로 아융리조트를 찜했는데 예산보다 가격대가 좀 높은편이라 고민 중, 쥐돌군이 laterooms란 사이트를 찾아내서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저가 예약을 하게 되었다.

사실 듣보잡 해외사이트라 살짝 걱정이 되어 아융리조트에 예약 확인차 이메일을 보내 담당자 답장받고 나서야 안심했다. 

그리고 아융리조트는 만족스러웠다! 사실 좋은 숙소에 묵어본 일이 별로 없었으니까 ㅋㅋㅋ

특히 지난 유럽 여행때 씨리얼과 빵을 아침으로 주는 호스텔을 전전하고 밥 두끼가 보장되는 한인민박 아니면 급하게 잡은 그저 그런 호텔들에 숙박해 본 나로서는  

아침마다 푸짐한 조식과, 넓디넓은 산책로에 무려 애프터눈 티 서비스까지 제공되는 이곳은 천국같았다! 투숙객들이 수영하는 것은 못봤지만 나름 풀도 있다. ㅋㅋ (이때 비가 수시로 오다말다 하고 수두룩하게 운명하는 하루살이, 모기들로 수영장 관리는 어려워보였다.)

*아융리조트 체크인 - 글리(Glee) & 컵라면과 함께한 밤

도착 후 체크인 할 때 로비에서 제공받은 오렌지맛 음료와 물수건

발리 덴파사 공항에 저녁시간 도착이라 택시로 숙소까지 가면 밤이었으므로 저녁은 리조트내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해결할 생각이었는데, 이럴수가!!!!! 이날은 무슨 탱고 모시기 대회가 열리는 밤으로 레스토랑 메뉴는 주문이 안되고, 스페셜 뷔페만 운영한다는 것이다. 뷔페를 마다할 이유 없으나 뷔페 가격이 7만원을 호가! 여행 첫날인데 기분 좀 내볼까해도 7만원짜리 뷔페는 너무 도둑놈같은 것.

객실은 넓고 쾌적했다. 날씨로 인한 습기는 어느정도 감안해야했다.폰으로 마구 찍었는지 화질이 참 조악하다.어느날은 욕조에 누워있는데 천장위에 도마뱀이 지나간다 ㅋㅋㅋ  자연과 함께하는건 좋은데 한동안 꼼짝도 못하고 도마뱀 동선 체크를 해야했다. 침대 위에 놓인 초콜렛이 환영인사의 끝인가 했는데 객실에 가서 짐풀고 있으니 이걸 주고 간다. 왕따시만한 접시를 주길래 히죽거리며 받았는데 뚜껑열고 소규모에 급실망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3초만에 마셨다. 닭한마리라도 충분히 들어갈 그릇인데 흠..

결국 야식으로 먹으려고 싸온 컵라면 4개를 모조리 뜯었다. ㅠㅠ 이 컵라면마저 없었으면 7만원이 넘는 뷔페를 먹으러 나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식욕만큼 강렬한 욕구도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미드보면서 신선놀음좀 해보려고 USB에 담아간 글리는 왜 자막이 깨지는 것인가. 또 이놈의 그지같은 망할 코덱이냐#$%^*@! 덕분에 리스닝 연습 좀 할 것 같은가 내가? 결론은 짜장범벅이 너무하다. 한 젓갈이다. 이건 그냥 에피타이저나 디저트 컨셉인가. 나 어렸을 적엔 짜장범벅을 한끼 식사로 먹어본 적도 있던 것 같은데. (초등학교 2학년때쯤)

아무튼 배고프고, 비행기만 7시간 넘게 타고 가서 피곤한 밤이었다. 발리가 7시간 거리나 되는지 처음 알았다. 평소 인도네시아를 너무 가깝게 느꼈나보다. 자막 깨진 글리보다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발코니는 완전 싱그럽다. 시내와 떨어져 정글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아융을 예약한 가장 큰 이유지. 


*아융리조트 훈훈한 조식

레스토랑에 나가면 더 싱그러움. 삼림욕과 더불어 아침식사

아침식사는 메인 메뉴를 고르고 그밖에 빵, 연어, 치즈, 과일, 팬케이크, 음료나 커피 등을 물어보고 가져다준다. 

빵만해도 저렇게 한가득 갖다주니 코스별로 다 먹기엔 너무 배부르고 맛도 볼겸 아침마다 이것저것 주문해봤는데 사실 블루베리 팬케잌 빼고는 매일매일 전부 다먹은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온갖 종류별로 나오는 빵의 가짓수를 조금 줄여준 적은 있다. ^^ 아무튼 이렇게 조식을 먹고 우붓 시내에 나가면 점심이 되어도 그리 배고프지 않은 것은 인과응보인가? 그래도 인도네시아 음식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 어김없이 성실하게 의무감으로 점심은 꼭 사먹었다.

집에선 하루에 과일 한개 챙겨먹는것도 거르기 쉬운데 파파야, 패션프루츠, 수박, 멜론 등등을 아침마다 주다니 아주 흐뭇했다.  과감하게 소신있게 크라상만 주문한 날도 있었다.

치즈와 연어, 프로슈토 같은 것들.. 이때만 해도 내가 치즈에 환장해있던 시절이었지. 그땐 그랬지. 어느날은 요렇게도 나오고

메인들(이라하기엔 좀 서브스러운 것들도 있으나) 아무튼 빵과 과일과 치즈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다른 메뉴를 시켜서 먹어봄.

요거트, 뮤즐리 함께 나오는 꿀이나 과일 절임(뮤즐리사발에 가려진)도 사랑스럽다.달걀 흰자 오믈렛인가? 이름이 뭔진 모르겠다. 이것은 포리지. 뭐그냥 죽.달걀과 연어로 만든 요리. 이름같은거 모르니까..아는거 나왔다. 나시고랭기심에 시켜본 블루베리 팬케이크. 달고 배부르다;;미고랭도 시켜먹고 에그베네딕트도 먹고 했는데 먹기 바빴는지 사진은 저게 다네.

*아융리조트 Afternoon Tea 서비스

아융강 래프팅 날

래프팅+샤워+점심식사가 포함된 상품이라 래프팅이 끝난 후 씻고 점심을 먹긴 했으나 뷔페식 점심이 정말 별로라서 거의 남기고 왔더니 배가 무척 고팠는데 이때 리조트 이용안내서에서 본 애프터눈티 제공 서비스가 섬광같이 떠올라서 다시 정독하고 ⊙ 객실 옷장에 있던 큼직한 가방에 읽을 책이랑 소지품 챙겨서 애프터눈 티를 먹게 해준다는 라운지로 쌩하니 갔다.

간단한 핑거푸드 몇가지와 밀크티가 전부였으나 아침에 나가서 래프팅하고 소나기 흠뻑맞고 열악한 샤워실에서 힘들게 샤워 후 점심밥도 먹는둥 마는둥 본전 생각하며 다시 빗속을 뚫고 리조트로 기어들어온 우리에겐 그저 감동이었다. 

그리고 애프터눈 티 서비스가 궁금했어도 4박 6일 짧은 여행 일정이라 아침먹으면 시내에 나가 놀다가 저녁먹고 들어왔기에 한가하게 낮시간에 리조트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길 여유도 별로 없었다. 리조트와 우붓시내는 꽤 거리가 있어서 아무때나 들락날락하기는 어려웠다.  

이날 오후의 아늑한 시간이 지금도 그립다. 비개인 오후 푹신한 소파에서 달달한 홍차한잔에 좋아하는 책이 있으니 더 바랄게 없다. 일층의 라운지 창을 활짝 열어놓아 비온 후 산뜻한 공기를 기분좋게 느꼈던 기억도 생생하다.

*아융리조트 레스토랑 디너.

아침시간만 이용하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밤에 찾은 레스토랑은 어두침침한 것이 아주 색다르게 분위기 있었다. 

역시 시내에서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 힘들기에 이날 저녁은 당연히 리조트 레스토랑으로. (그렇다고 우붓 시내 숙소가 부럽진 않았다. 시내 관광과 리조트 휴양을 독립적으로 확실히 할 수 있다 ㅋㅋ) 

칠흑같이 깜깜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전설의고향 정글뷰와 맛있는 음식들로 채워진 저녁식사. 사진은 초저녁같지만 이것은 카메라 노출 설정때문인지 환하게 나온 것이고, 와인잔 뒷배경이 비교적 정직한 사진이다.

나는 대구 비스므리한 생선 요리를 먹었다. 생선과 카레같은 소스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저 소스와 밥에 함께 곁들인 채소를 먹으면 진짜 맛있었다. 레스토랑이 발리 물가에 비해서는 가격대가 좀 있었지만 우리가 주문한 요리는 전반적으로 훌륭해서 저녁식사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리조트 풍경 몇 컷

우리 숙소가 있었던 리조트 건물 내부

리조트 산책로 클래스;;  고대 유적지 탐험삘..

범상치 않은 조각들이 누워있고...여기저기 정성을 많이 들인 꽤나 웅장한 리조트. 돌아다니다보면 호텔 오너의 동상도 있다;; 아융강 래프팅 할 때 래프팅 가이드가 얘기해줬는데 아융리조트가 지역사회에 기여한 산물들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위와같은 조각상들을 아융강 래프팅 코스에서 볼 수 있다.

Posted by 판타스틱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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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3일부터 11월 28일, 4박6일 우붓 자유여행>

여행지가 여수에서 발리로, 그리고 다시 발리 꾸따에서 우붓으로 바뀌었다.

일단 짧은 일정을 감안하여 여러 곳을 돌아보는 것은 무리라 판단, 한곳만 가기로 결정했다.

서핑을 해보고 싶어 서핑으로 유명한 지역 꾸따를 중심으로 알아봤으나

그러는사이 나와 쥐돌군 각각 회사 업무상 휴가내기가 힘들어 일정이 점점 뒤로 밀렸다.

그래서 당초 9,10월 예정했던 휴가일정이 11월말로 잡혔는데 이미 발리는 우기로 접어들어 서핑을 하기에 파도가 높아지는 등 적기는 아니라는 정보를 수집, 첫 서핑 도전이라 좀 걱정되고 (물을 무서워하고 몇년전 배운 자유형도 방콕갔을 때 수영장 들어가니 까먹은 판에)

혹시 서핑이 생각보다 별로면 더 큰 재앙일 듯 하여 (재밌으면 4일내내 서핑만 하다와도 좋을 것이나) 

꾸따 해변은 아름다운 해안가도 아닌, 동해안과 비슷하다는 말이 많아서

구글에서 꾸따 바다 사진도 찾아보고 우기의 동해를 떠올리니 전혀 끌리지 않았고

멀리 발리까지 가서 쇼핑과 맛집투어만 하는 것 역시 허무하고 고민하다가 발리 여행을 계획하며 본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배경이기도 한, 예술인들의 작은 마을이라는 우붓에 가기로 했다.

영화에 나온 장소 중 발리에서 보기 힘든 쪽빛 바다 빠당빠당비치는 검색해보니

영화와는 다르게 우붓과는 꽤 장거리라 깔끔하게 포기하고 우붓에  만족하기로!

특별한 일정은 없다. 발리 여행의 핵심은 짧은 일정속에서 최대한

'발리 우붓의 한적한 숙소와 작은 마을에서 여유롭게 먹고 쉬고 즐기기'

그래도 미리 생각해 둔 것들은,

-휴양지 간 기분으로 숙소에서 여유 만끽하기 - 수영, 독서, 영화나 미드보며 딩굴뒹굴 

(유럽여행은 대부분 호스텔족, 이번엔 조금 좋은데로 예약하자)

-아융강 레프팅 

-갤러리

-미고랭~~~ 

-맛사지??? (땡기면)

여행정보 수집은

여행책과 트립어드바이저를 주로 이용했는데 숙소 결정부터 맛집 선택까지 트립어드바이저는 발리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고

여행책으로는 그때 막 나온 신간 <발리홀리데이>가 뭔가 특별해보여 샀는데 샛노란 표지 디자인이 눈에 띄고 그나마 가볍고 작은 사이즈로 나와서 휴대하기 좋다 빼고는 반품하고 싶었던 책이다. 

사실 가이드북에서 취할 것보다 인터넷 정보가 훨씬 방대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여행 루트 설정 및 역사부터 시작하여 전반적인 여행 국가 브리핑 및 대표 관광지, 팁 소개 등을 책한권으로 편하게 보며 대략적인 감을 잡기 위해 가이드북을 한두권 이상 보는 편인데,, 

한 예로 발리 홀리데이 책에는 인도네시아의 화폐단위가 책 맨뒤에 나와있다. 숙소 및 음식 정보는 모두 루피아(간혹 달러)로 표기해놓고 책을 읽으면서 가격을 확인하기 위해 화폐단위 정보를 찾으려고 뒤져봤는데 못찾아서 결국 인터넷 검색해보고 읽다가 책 다 읽으니 뒤에 나와있다.

그전까지 봤던 여행책에 익숙해서였을수도 있으나 사소한 것이지만 섬세한 배려가 없고 기대했던 특별함도 건지지 못한 내 눈밖에 난 노란책을 처박아두고 결국 다른 가이드북을 한권 더 사서 봤다. (뜻하지않게 2년만에 쓰는 분노의 디스서평..)

(개정판은 개선됐으려나? 그래도 너무했지. 비추)


발리 홀리데이(2014-2015)

저자
전혜진김준현 지음
출판사
꿈의지도 | 2014-07-15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2013년 첫 발간 후 발리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었던 가...

항공과 숙소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뭐 싼티켓 찾아봤으나 일정도 급하게 잡히고 막판에 예매하니 짤없음)
-숙소: 아융리조트 
(좋은데서 호사좀 누려볼까 했으나 풀빌라 비싼건 많이 비싸고 싼데는 비지떡. 그래도 꽤 고급스런 리조트를 최저가 검색으로 괜찮게 예약함)

@ 가루다 항공 기내식

나는 치킨, 쥐돌군은 소고기. 귀국할 땐 피곤했는지 사진도 없고 먹은 것도 기억 안남

기내식은 먹을만했다.


>>> 여수에서 발리로 바뀐 것은

사람 많은데 가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쥐돌군과 나는 성수기가 지나서 좀 한갓질 때 휴가를 내기로 하고 대략 9~10월경 선선할 때 여수를 다녀오기로 결정, 

여수가 끌렸던 것은 꽤 오래전 신문에서 누군가 여수에 관해 기고한 칼럼 내용에

-모텔에서 숙박했는데 아침에 유리창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에 눈을 떴는데 TV에서 나오는 영상인줄 알았다 내지는 장관이었다 뭐이런 내용으로 그 칼럼을 읽고 나서 여수에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읽던 책에 갑자기 나를 선동하는 구절이 있었으니

-인생의 현자들이 여행에 관해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바로 '지금 당장 떠나라.'는 것이다. 

이 책의 초반에 소개했던 루스 햄은 주변 사람들이 가장 후회를 많이 하는 것이 

여행을 미루다가 너무 늦어버린 경우라고 했다. 

그녀 역시 남편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런 실수를 할 뻔했다.

"남편이 내게 여행의 중요성을 알려주었지. 그 사람은 여행을 사랑했거든. 

난 그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았어. 마지못해 했지. 난 남편에게 좀더 나이 먹을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어. 

그런데 남편은 고집을 꺽지 않았어.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지. 

'아니, 지금 당장 가자. 우리가 나이가 더 들어 여행을 갈 수 있을지 없을지 어떻게 알아?' 

그래서 우린 세계 방방곡곡을 다녔어. 유럽도 가고 아시아도 갔지. 

그런데 정말 좋더라고. 남편 말이 맞았어. 나중에 아프게 될지, 죽을지 어떻게 알아. 

그러니 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떠나. 

경제적으로 큰 무리가 없고 가족이나 직장에 타격을 주지 않는다면 젊을 때 가능한 많이 다녀."

..........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한 해답을 하나 더 얻었다. 

"시간과 몸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하라.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동반자와 함께하라." 

이 메시지는 여행을 미루다 때를 놓쳐버린 인생의 현자들이 특히 더 강조한 것이다.  

칼 필레머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고있다면> 중 발췌 / 

여행은 미루지 말라니 어쩔 수 없이 그럼 떠나야겠군.. 현자들의 말을 들어야해 암만..

우유부단한 인간이지만 이런거라도 적극적으로 해보는거야(얼마든지)

여수는 주말이라도 갈 수 있어~ 흐흐


Posted by 판타스틱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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